
우주비행사들이 국제우주정거장(ISS, International Space Station)에서 떠다니며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 누구나 한 번쯤 궁금해진다.
"우주에서는 어떻게 잠을 잘까?", "밥은 어떻게 먹을까?", "하루 종일 무슨 일을 할까?"
국제우주정거장은 단순한 실험 시설이 아니다. 우주비행사들이 수개월 동안 실제로 생활하는 작은 우주 도시와도 같은 곳이다. 지구 상공 약 400km를 시속 2만 8천 km가 넘는 속도로 돌고 있는 ISS는 현재까지 인류가 만든 가장 거대한 우주 연구 시설 중 하나다.
이번 글에서는 우주비행사들이 ISS에서 어떤 생활을 하는지 살펴보자.
국제우주정거장은 무엇일까
ISS는 미국(NASA), 러시아(Roscosmos), 유럽우주국(ESA), 일본(JAXA), 캐나다(CSA) 등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국제 프로젝트다. 1998년 첫 모듈이 발사된 이후 여러 시설이 추가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ISS의 크기는 축구장 정도에 이르며, 보통 6~7명의 우주비행사가 함께 생활한다. 우주정거장은 지구를 약 90분 만에 한 바퀴 돌기 때문에 하루 동안 약 16번의 일출과 일몰을 경험하게 된다. 즉, 우주비행사들은 하루에도 여러 번 해가 뜨고 지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다.
우주에서는 어떻게 잠을 잘까
ISS에는 침대가 없다. 정확히 말하면 지구에서 사용하는 침대가 필요하지 않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몸이 공중에 떠 있기 때문에 누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우주비행사들은 벽이나 천장에 고정된 작은 수면 공간에서 잠을 잔다. 잠잘 때는 침낭을 벽에 묶어 몸이 떠다니지 않도록 한다. 처음 우주에 간 사람들은 무중력 상태 때문에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대부분 며칠이 지나면 익숙해진다고 한다.
음식은 어떻게 먹을까
우주에서는 음식도 특별하게 관리된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음식 부스러기가 공중에 떠다니며 장비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식사가 어렵다. 그래서 ISS에서는 진공 포장 식품, 동결 건조 식품, 튜브 형태 음식 등이 주로 사용된다. 예전에는 음식 종류가 매우 제한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메뉴가 다양해졌다.
우주비행사들은 파스타, 닭고기, 과일, 견과류 등 다양한 식품을 먹을 수 있다. 다만 중력의 영향이 적어지면서 미각이 약간 둔해지는 경우가 많아, 매운 소스나 강한 향신료를 선호하는 우주비행사도 많다고 알려져 있다.
물은 어떻게 사용할까
ISS에서 물은 매우 귀중한 자원이다. 지구처럼 자유롭게 물을 공급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제우주정거장은 고도의 재활용 시스템을 사용한다. 대표적으로 호흡에서 나온 수분, 땀, 생활용수 등을 정화해 다시 사용한다. 심지어 소변도 정화 과정을 거쳐 식수로 재활용된다.
처음 들으면 놀라울 수 있지만, 우주에서는 자원 절약이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우주비행사들은 하루 종일 무엇을 할까
많은 사람들이 우주비행사가 창밖을 보며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일정은 상당히 바쁘다. 평균적으로 하루 10시간 이상 업무를 수행한다. 주요 업무는 과학 실험, 장비 점검, 유지보수 작업, 우주 유영 준비, 건강 관리 등이다.
ISS는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는 실험실이기도 하다. 무중력 환경에서는 지구에서 하기 어려운 실험이 가능하기 때문에 의학, 생물학, 물리학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운동은 필수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근육과 뼈가 빠르게 약해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우주비행사들은 매일 운동을 해야 한다. 보통 러닝머신, 고정 자전거, 근력 운동 장비 등을 사용한다.
하루에 약 2시간 정도 운동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운동을 하지 않으면 장기간 임무 후 지구로 돌아왔을 때 걷기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
우주에서는 씻는 것도 다르다
ISS에는 일반적인 샤워 시설이 없다. 물방울이 공중에 떠다니기 때문이다. 대신 우주비행사들은 물티슈나 특수 세정제를 이용해 몸을 닦는다.
머리를 감을 때도 소량의 물과 특별한 샴푸를 사용한다. 치약 역시 삼키거나 닦아내는 방식으로 처리한다. 지구에서는 당연한 일들이 우주에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셈이다.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
많은 우주비행사들이 ISS 생활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으로 창밖 풍경을 꼽는다. ISS의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지구는 매우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다. 푸른 바다와 흰 구름, 밤에 빛나는 도시의 불빛은 지구가 얼마나 특별한 행성인지 실감하게 만든다고 한다.
일부 우주비행사들은 우주에서 지구를 본 뒤 환경 문제와 인류 공동체에 대한 생각이 크게 바뀌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를 '오버뷰 이펙트(Overview Effect)'라고 부른다.
ISS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국제우주정거장은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운영되며 인류 우주 개발에 큰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시설 노후화 문제로 인해 현재는 후속 계획도 논의되고 있다. 앞으로는 민간 우주정거장, 달 궤도 우주정거장, 화성 탐사 기지 등 새로운 형태의 우주 거주 시설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ISS는 그 시작점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마무리
국제우주정거장은 단순한 연구 시설이 아니라 인류가 우주에서 장기간 생활할 수 있는지 실험하는 공간이다. 잠을 자고, 밥을 먹고, 운동을 하고, 연구를 수행하는 모든 과정이 미래 우주 탐사를 위한 중요한 경험이 되고 있다.
언젠가 인류가 달이나 화성에 장기 거주지를 만들게 된다면, 그 기반에는 ISS에서 축적된 수많은 경험과 기술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우주비행사들이 지구를 바라보며 미래 우주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